박래후 편집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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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후 디자인 그룹

박래후 편집공방입니다

 그 동안 우먼센스, with, 앙팡, wedding21, 문학수첩 등의 창간과 주부생활, 여성중앙 등 한국의 대표적인 잡지의 디자인을 맡아왔고, 유아용 책자에서부터 단행본 출판, 사보, 잡지, 신문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전 출판 분야에서 디자인 및 교육, 자문, 제호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등을 쉼없이 연구, 작업해 왔습니다.

 손기정 마라톤 제패 60주년 기념 도록, 김구 도록, 천경자 화집 등 기념비적인 출판의 디자인을 담당했으며, 인간시장, 레테의 연가, 백치애인, 소설 토정비결, 구자경 LG회장 자서전, 최종현 SK회장 자서전 등 4,000여 권의 단행본 디자인을 맡아 각기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독자들의 좋은 호응을 받고 성공시켰습니다.

 또 우먼센스, 여성중앙, 새농민, 경제정의, Wedding21 등 15종이 넘는 잡지의 제호 작업과 레테의 연가(이문열 작), 잃은 꿈 남은 시간(박범신 작)등의 소설 삽화 및 현대자동차 캠페인 일러스트 등을 맡아 좋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기획 및 디자인 작업을 통해 편집 예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새로운 개성을 창출하고,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앞서 나아가기 위해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홈페이지: http://www.raehoo.com
미러사이트: http://raehoo.mireene.com
by Rh  | 2008/06/28 14:30 | 박래후 편집공방 | 트랙백 | 덧글(0)

연인을 위한 송가


문학 잡지의 편집회의가 끝난후 부근의 주점 부터 더듬기 시작한 우리가 서너집을 거쳐
변두리 까지 왔을때 시간은 자정을 넘긴지 오래였다.
연신 졸린눈을 비비며 문을 닫기 위해 자리 뜨기를 기다리는 주모를 뒤로 하고 밖으로 나왔지만
그렇게 마셨는데도 어떤때는 한두잔에 취하기도 하던 술이 오늘따라 취기가 오르지 않는다.
다음에 만날때는 날새도록 마시자며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그렇게 헤어졌다.

그 잡지사의 배려로 우리는 서너번 해외여행을 같이 하게 됐다.
룸메이트는 그와 나다.
도중에 일어서야 되는 헤어짐의 아쉬움도 느낄 수 없는 해방인이 되어 면세점에서 구입한 술을
소중히 간직한체 공식일정이 끝나기만 기다렸다.

사회구조가 복잡해지고 인간의 심리마저 안주할곳을 찾을 수 없는 이때에,
술은 일종의 위안자요 마취제인것 같다.
굳이 지금이 정신병적 시대라든가 혹은 더이상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양극화로 치닫는다고
우겨 댈 생각은 없지만 말짱한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기엔 좀 벅찬 그러한 시대가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핑게좋게 술의 힘을 빌리고 그리고 그기에 자신을 던져버리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제철 만난 철새마냥 술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그의 해박한 상식과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지식을 듣는 사이 사온 술은 바닥이 나고
호텔방의 냉장고까지 다 비우고 나서야 우리의 술도 끝이 났다.

한잔에 천금의 흥을 사는 술---
그는 술을 마시는게 아니라 한방울 한방울 아주 소중하게 가슴속에 간직하기위해 입술을 적시는
고뇌하는 지식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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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후 편집 공방연인을 위한 송가


그와 내가 이번에 주연아 선생의 수필집 “연인을 위한 송가”에 동참 하게 되었다.
그가 해설을 쓰고 내가 30여점의 그림을 그려 책으로 꾸몄다.
주연아 선생의 수필과 그의 해설 중 일부를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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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모호한 경계에 대하여

전국적으로 금연운동의 열풍이 분다. 참으로 고무적인 현상이라 여겨지지만 우리 집에는 아직 그 바람이 불지 않는다. 어쩌면 영원한 무풍지대가 될지도 모르겠다.
남편은 하루 세 갑의 골초에다 굉장한 애주가이다. 결혼 전 나는 이런 남편에 대한 거부감은 별로 가지지 않았다. 허나 사십이 넘고 오십을 바라보며 그의 건강과 아울러 이유 없이 치러야 할 간접흡연에 대한 나의 염려는 걱정의 수준을 넘어서 마침내 분노가 되어 폭발하기 시작하였다. 나의 분노는 왕성한 활화산이 되어 새벽과 저녁에 그리고 거실과 안방에서 마구 터지는 거였다.
아이들에 대한 부모의 책임감에 대해서 약간의 강박관념이 있는 나는 오십 이후의 흡연은 가족에 대한 의무감의 결여라며 금연과 금주를 요구하였다. 그것이 마치 지상 최대의 과제라도 되는 것처럼 감시의 눈길을 번득이곤 하였다.
나는 우리 집의 경찰관으로써 주어진 임무에 아주 충실하였다. 내 코는 담배 연기의 탐지기로써, 내 눈은 술병의 행방에 관하여 천리안같이 예리한 능력을 발휘하는 거였다. 짜증을 내는 그에게 내가 내미는 슬로건은, 간접흡연의 얘기는 생략하고, 언제나 ‘다 잘 되자고 하는 것’ 또는 ‘사랑하니까(?) 어쩔 수 없이 그러는 것’이었다. 나라고 왜 이런 악역을 맡고 싶겠는가. 정말이지 나도 고상하고 우아한 천사의 역을 하고 싶다. 그는 왜 이런 나의 안타까움을 모르는 것일까. 야속한 마음이 하늘을 찌른다.
하지만 남편은 오히려, 부탁하노니 제발 그만 사랑해 달라며 스트레스 때문에 없던 병도 생기겠다고 아우성이 아닌가. 숫제 늦게 귀가하기 시작한 그는 어느날 꼭 봐야하는 영화라며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란 비디오를 빌려 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한 번만 볼 것이 아니라 세 번은 봐야지 그 깊은 뜻을 알 수가 있을 거라고 한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인 그 영화는 생의 모든 의미를 상실한 중증의 알코올 중독자와 몸을 파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생존의 수단이 없는 라스베가스의 한 창녀와의 처절한 사랑을 그린 이야기이다. 생을 마감할 생각으로 술을 마셔대는 그와 희망 없이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그녀는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고, 원하지 않고, 간섭하지 않으며, 다만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뿐이다. 결론인즉 진정한 사랑이란 그를 내 방식대로 뜯어 고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방식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내 생각이 상식적으로 옳고 또 옳더라도, 그리고 그의 생각이 비록 틀렸다 할지라도 말이다.
이 무슨 끔찍한 궤변이란 말인가. 파멸로 치달을 것을 뻔히 알면서 그의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 사랑이란 말인가. 경우가 다르다. 왜 하필이면 창녀와 알코올 중독자의 얘기를 끄집어 들이느냐. 이 내용은 정상적인 가정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나에게 그는 이렇게 또 미운 소리를 한다.
당신이 잔소리를 하는 것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야. 솔직히 말해서 과부 될까 걱정돼서 그러지? 정말 나를 위한다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 줘야지 그게 진짜 사랑이지…… 담배 피고 술 마신다고 다 빨리 죽나? 스트레스가 건강에 훨씬 나쁜 거라고. 알았지?
사랑이 뭔데? 사랑이란 둘이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한 곳을 향해 같이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텍쥐페리도 말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둘이서 한 곳을 오래도록 보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술이나 담배 같은 것일랑 애시당초 끊고서 오래오래 살아줘야 하는 것 아닌가 말이다. 그것이 가장의 도리 아닌가 말이다.
술 담배를 못하는 남자는 매력이 없어 보이던 젊은 날의 나. 걱정 없이 그저 감상에만 젖는 일이 허락되던 그때. 나 정말 그때로 돌아 가고 싶다. 맨발로 달려가 푸른 초원 위에서 싱그런 모습으로 앉아 있을 내 청춘의 품에 안기고 싶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시커멓게 변색된 폐의 끔찍한 모습을 녹화하지 않고, 더 이상은 금연 패치를 쿨쿨 자는 그의 발바닥에 몰래 붙이는 일도 하지 않는다. 진정한 사랑과 이기적인 사랑의 모호한 경계에 서서 오늘도 혼란스러운 내가 불쌍해 보였던지, 하늘이 위로라는 굵은 동아줄을 내려 주시기 때문이다.
전라북도 어느 곳의 장수마을 노인들은 반 이상이 애연가라 하지 않는가. 걱정일랑 접어 두고 그저 편한 마음으로 살아야 오래 살 수 있다지 않는가. 믿어도 될까? 믿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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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아 (수필가)
대구 출생 | 경기여고 졸업 |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동 대학원 졸업 |‘현대 문학’에 수필로 등단(1993년) | 한국문학학교 에세이반 강사 지냄 |장안대학교 강사 지냄 |계간 ‘수필’ 편집위원 지냄 | 국제펜클럽 이사| 한국수필문학상 수상 | 월간문학 동리상 수상| 남촌문학상(GS 문학상) 수상 | 수필집 ‘시보다 짧고 사랑보다도 긴’ 출간| 수필집 ‘누구나의 가슴에도 빙하는 흐른다’ 출간| 수필집 ‘연인을 위한 송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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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시애틀에서 1년을 보내고 온 후 우연히 주연아라는 수필가의 수필 한 편을 읽게 되었다. 「사랑, 그 모호한 경계에 대하여」라는 글이 문제의 수필이었는데, 이 수필에는 “오십을 바라보”는 “내”가 담배와 술과 너무나도 친하게 지내는 남편 때문에 걱정을 하게 되고, 급기야는 사랑을 이유로 남편에게 금연과 금주를 요구한 다음 “경찰관으로서의 주어진 임무”를 너무도 충실하게 수행한다. 그러던 가운데 “늦게 귀가하기 시작한 그는 어느 날 꼭 봐야 하는 영화라며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란 비디오를 빌려” 온다.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가 “진정한 사랑이란 그를 내 방식대로 뜯어고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방식을 존중해야 한다”임을 깨닫고, 또는 그런 깨달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항의한다. “이 무슨 끔찍한 궤변이란 말인가”라고. 항의는 계속 이어진다. “파멸로 치달을 것을 뻔히 알면서 그의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 사랑이란 말인가. 경우가 다르다. 왜 하필이면 창녀와 알코올 중독자의 얘기를 끄집어 들이느냐.”
만일 문제의 수필이 이런 항의에서 끝나는 것이었다면 이 얼마나 지리멸렬한 글이 되고 말았겠는가. 이 글의 매력은 마지막 반전에 있다. 남편을 향해 끊이지 않는 항의를 이어가지만 어느 사이에 “나”는 변한다. 그리하여 “나는 이제 더 이상 시커멓게 변색된 폐의 끔찍한 모습을 녹화하지 않고, 더 이상은 금연 패치를 쿨쿨 자는 그의 발바닥에 몰래 붙이는 일도 하지 않는다.” 하늘이 내려 준 “위로라는 굵은 동아줄”에 매달린 채. “위로라는 굵은 동아줄”이라니? “전라북도 어느 곳의 장수 마을 노인들은 반 이상이 애연가”라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믿어도 될”지 모르는 이런 이야기를 “믿을 수밖에” 없다는 “나”의 체념―바로 이 같은 체념이 이 수필의 품격을 보장하는 것 아니겠는가.

여리면서 따뜻하고, 따뜻하면서 맑은 수필가의 마음이 읽혀지는 이 수필을 접하면 사람들은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와 같은 처절한 영화에서 느낄 수 있었던 사랑의 메시지가 일상의 삶에서 갖는 의미란 무엇일까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주연아와 마찬가지로 “파멸로 치달을 것을 뻔히 알면서 그의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 사랑”일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묻지 않을 수 없으리라. 하지만 이 물음에 누가 어찌 쉽게 답할 수 있으랴. 사랑이라는 영원한 아포리아 앞에서 어느 누구도 쉽게 답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삶의 구체적 현장에서 우리는 그 답을 희미하게나마 감지할 수 있을 뿐이리라. 마치 “믿어도 될”지 모르는 이야기를 “믿을 수밖에” 없다고 체념하는 주연아가 그러하듯이, 확신을 갖지 못한 채. 하지만 확신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오만함을 드러내는 증표임을 우리 모두는 안다. 주연아의 수필이 갖는 미덕은 바로 이 같은 오만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장 경 렬 (서울대 영문과 교수)

서울대 영문과 졸업. 미국 오스틴 소재 텍사스 대학교 영문과에서 박사학위 취득.
현재 서울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 저서로는『미로에서 길 찾기』 (1987, 문학과지성사), 『신비의 거울을 찾아서』(2004, 문학수첩), 『코울리지: 상상력과 언어』(2006, 태학사)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잠든 모습을 보며』(리영 리 저, 2000, 나무 생각), 『야자열매 술꾼』(아모스 투투올라 저, 2002, 열림원),『먹고, 쏘고, 튄다』(린 트러스 저, 2005, 문학수첩), 『셰익스피어』(안토니 홀든 저, 2005, 푸른숲) 등이 있음.
by 박래후 | 2007/06/28 16:52 | 연재<인연>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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